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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Review] 원작의 반도 못따라가는 정말 실망스러운 토탈리콜 [2012년작]

by Thdnice 2012.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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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영화에 대해서 혹평을 하는일이 없는데
 

   보통 영화가 실망스러우면 리뷰를 하기보다는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는데, 오늘 관람했던 토탈리콜은 정말 원작의 반도 못미치는 정말 실망스러운 영화였기에 2012년 리메이크된 토탈리콜만을 보고 <토탈리콜>의 진정한 감동을 느끼지 못할까봐 우려하는 마음에 이렇게 리뷰를 적게 되었다.




  2009년에 개봉하여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인셉션>도 훌륭한 수작이지만, 그래도 역시 기억을 다루며, 현실과 환상(꿈)의 경계를 넘나드는 영화중 최고봉은 <토탈리콜>이라고 생각된다. 이 영화는 1990년에 개봉되어 지금에 비하면 당시의 조잡한 CG에도 불구하고 내용 하나만으로도 최근 영화오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걸작중 하나이다. 이 <토탈리콜>이 대단한 이유는 바로 감독의 불친절함에 있었다. 명확한 결론없이, 이렇게 해도 말이되고, 저렇게 해도 말이되는 모호한 결말. 뿐만 아니라 중간 중간에 생각할 것을 굉장히 많이 던져주는 떡밥 대사들까지.. 이 스토리가 맞나 틀리나를 떠나서 이런 작품의 해석에 대한 다의성은 이 영화의 즐거움을 한층 높여주는 요소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영화 뿐만 아니라 드라마와 같은 영상매체들이 필요이상으로 친절해지기 시작했다. 배우들의 혼잣말은 물론이고 심지어 어쩔 때에는 주인공이나 배우들의 독백마저 나레이션으로 처리하기도 한다. 과거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한 영화에서 부상당하는 부하를 두고 가는 장교가 나오는 장면이 있었다. 이 때 부하 장교가 권총을 하나 주고 가라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때 장교의 애잔한 눈빛이 아직도 기억이난다. 여기서 기관총이나 소총이 아닌 권총을 요구하는 것 (즉 적의 고문에 시달릴 것을 예감한 부하의 자결용 도구), 그리고 그 요구를 받은 장교의 눈빛.. 즉 말로 하지 않아도 시청자들은 그 눈빛 연기만으로 그 상황을 모두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그런 장면이 드물다. 권총을 전해주며 "총알은 한발로 충분해요" 라는 쓰잘대기 없는 대사라던가, 불필요한 대사나 연기들... 분량이 모잘라서 분량때우기 때문일까? 그런 함축적이고 의유적인 장면은 없고, 감독이 친절히 설명해준다. 대사로, 나레이션으로, 자막으로.. 


  그래서 더욱 독자들의 상상력이나 공감의 여지가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독자(시청자)들이 다가설수 있는 여백을 모두 빼앗고 그 부분을 마구 밀어붇이는 느낌.. 자신이 설정한 이중스파이 플롯과, 현실사이에서 왔다갔다하는 주인공의 고뇌라던가, 해피엔딩이면서도 왠지 해피엔딩이 아닌거 같은 찝찝함을 모두 거둬버리고, 의도되고 강요된 스토리로 대체하는 느낌이랄까..





원작에는 충실하려 노력했지만



  2012년작 <토탈리콜>에 대해서 혹평을 하고 있지만, 물론 그렇다고 이번 작품이 원작을 너무 각색해서 완전히 다른 영화가 된 것은 아니다. 물론 전의 지구와 화성의 관계가 영국연방(GBF)와 호주(콜로니)로 바뀌었다더가, 우주여행으로 지구-화성을 이동하는 부분이 지구내부 셔틀인 Fall로 바뀐점등은 다소 다르나 전체적인 내용에는 큰 변화가 없다.


  오히려, 원작에 충실하려고 노력한 점이 많이 보인다. 분위기는 다르지만 Rekall 이라는 기억을 파는 기업의 모호한 이미지라던가, 자신이 사랑했던 아내가 갑자기 공격하려는 장면등.. 게다가 화성입국시 아놀드슈와츠제네거가 분장한 뚱뚱한 여성인간이 Two Weeks만 외치다가 발각되는 장면을 적당히 패러디해서 오마주로 만든 장면등은 분명 재치가 넘치고 재미있었다.


  또한 원작에 비해 훨씬 진보된 CG와 액션 장면도 괜찮았다. 다소 판타지적 요소가 많은 화성이라는 미래 배경대신 주거환경이 극도로 축소된 미래 지구라는 배경을 선택하여 현실적인 미래요소를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지구를 관통하는 셔틀이라던가 (지구 중심으로 갈 수록 중력이 줄어든다는 물리학적 요소를 고려한것은 좋은데, 이런 셔틀의 구성자체가 너무 비현실적이라 개인적으론 별로였지만), 전자기장을 이용한 자기부상 자동차, 3차원적으로 움직이는 엘레베이터등은 자체가 굉장히 속도감 있는 소재들이기 때문에 속도감으로부터 나오는 액션적 긴장감과 함께, 충분히 멋진 눈요기거리가 되어줬다.


  그러나 <토탈리콜>이 최고의 영화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한 액션성 때문이 아니었다. 영화의 백미는 영화 전반에 흐르는 액션의 긴장감과 함께,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던져주는 대사의 떡밥에 있었다. 마치 매트릭스에서 파란약을 고를래? 빨간약을 고를래? 하는 장면이 액션이나 화려한 CG가 없어도 매트릭스 최고의 명장면인것 처럼, 이 영화가 최고가 됬으려면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모르는... 즉 이런 철학적 '호접몽'과도 닿아있는 장면에 좀더 많은 시간과 영상적 노력을 할애했어야 한다.  즉, 내가 지금 리콜사에 앉아서 꿈을 꾸는 것인가? 아니면 실제로 현실에 있는 것인가에 대한 주인공의 고뇌가 훨씬 심도있게 다뤄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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