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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일기쓰기

개인적으로 생각해본 비트코인의 미래

by Thdnice 2014.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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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트코인을 손에 넣다

   Bitminter에서 채굴한 비트코인이 드디어 1BTC까지 모였고 드디어 비트코인 지갑으로 이체를 하게 되었다. 물론 거래소를 이용하면 1BTC이 아니라 수십 BTC까지 금방 구입할 수 있지만, 구매가 아닌 순수 채굴로 벌어낸 비트코인이라서 더 소중하다 (물론 여기에 들어간 전기요금은 .....)


누구나 쉽게 채굴 가능한 bitminter.com의 홈페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BitCoin을 쓸 수 있는 가맹점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물론 어디에 있는 OO점포가 새로 비트코인 가맹점이 되었다는 뉴스나 소식은 커뮤니티를 통해서 종종 접하지만, 아무래도 아직 비트코인이 화폐를 대신하기에는 너무나도 요원해 보인다. 


  과연 비트코인이 미래의 화폐로서 그 역활을 다 할 수 있을까? 



화폐로서 쓰이기에 너무 뚜렷히 보이는 약점들

  비트코인의 열풍에 일찍부터 합류해서 꽤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지만, 비트코인 그 자체의 미래에 대해서는 딱히 낙턴적인 전망을 펼쳐보이기 힘들다. 물론 일부에서는 비트코인이야 말로 미래형 화폐이며 완전무결하고 안전하다고 찬양을 하지만, 아래와 같은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비트코인은 그저 좀 관심있는 자들의 취미이자 전유물로 남다가 결국 사라질 것이다.


1. 가치의 변동이 너무 심하다.

2. 법적인 안정장치가 전혀 없다.

3. 암호화 화폐의 태생적인 isolated fragmentation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


  일단 비트코인이 갑자기 열풍을 몰고온 이유는 간단하다. 불과 수 년전만해도 수 달러에 불과하던 비트코인이 갑자기 몇 개월만에 폭풍적인 인기를 힘입어 수백달러에 해당하는 가치상승을 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의 비정상적인 가치상승은 대중으로부터의 선풍적인 인기를 가져왔지만, 동시에 화폐로서의 불안정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즉 이렇게 단기간에 가치가 급등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축 통화로서의 기대되는 가치의 안정성을 갖지 못하는걸 반증한다.  물론 혹자는 아직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고 있던 비트코인이 시장참여자들에 의해 암묵적으로 합의된 자신의 가격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평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에게 선보여진지 2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수개월동안 수만원에서 수십만원까지 널뛰기 하는 비트코인의 시세를 보면 실제로 가격이 합의되고 있는건지, 또 그 합의되는 가격이 얼마가 적정한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전혀 없다.


  또한, 최근만 하더라도 1 BTC당 $300달러에 판매하는 26,000 BTC(약 80억 원)의 매도 주문이 어제 6일 월요일 비트스탬프(Bitstamp)에 접수됨 에 따라 단 26,000 BTC의 수주로 이틀만에 가격이 40달러 만큼이나 오른 것은 비트코인 그 자체가 어떤 결제의 수단이기보다는 투기의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즉, 일부의 담합으로 비트코인의 시세를 쉽게 오르거나 내리게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비트코인의 유통량이 충분히 많아지고, 2000만개에 달하는 모든 비트코인이 채굴후 적절하게 분배(distribute)가 된다며 이런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도 있다. 그러나 적절한 규제가 없는 현상황의 비트코인 채굴은  spontaneous symmetry breaking과 같은 비트코인의 불평등 균배의 문제를 만들게 되고, 이는 경제학의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중 하나이다. 즉 채굴에 있어서도 먼저, 좋은 장비로, 전문적으로 뛰어든 사람, 혹은 다량의 실물화폐를 이용해서 비트코인을 많이 사재기 한 사람에게 비트코인이 편중되고  이 편중된 비트코인을 한 번에 풀거나, 반대로 한 번에 사들이는 등의 거래를 함으로서 환율의 차익을 볼 수 있다. 보통의 환율이나 주식에서의 이런 시세조작은 관련 기관에 의해서 처벌을 받게 되나, 익명성이 철저히 보장되는 비트코인에서는 이런 시세조작을 처벌 하기 매우 힘들다. - 물론 이는 비트코인의 자체적인 문제가 아니라 비트코인이 실물화폐로서 거래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이다. 비트코인이 완벽하게 실물화폐를 대체할 수 있다면 사라질 수 있으나, 전 세계가 동시에 다발적으로 자국의 화폐를 폐지하고 비트코인을 사용하기로 결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걸 생각하면, 이는 비트코인의 문제라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로 대부분의 비트코인 커뮤니티에 가서도 가장 많은 (그리고 핫한) 팁 게시글은 보통, 비트코인 장비에 대한 채산성에 관한 글들이다.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서 쓰이는 전문장비중 하나, 이제 이런 전문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서 비트코인을 채굴하는건 요원한 일이다



   보통 채산성은 (비트코인을 채굴하기위한 초기장비 + 전기요금 + 관리비) 와 (채굴된 비트코인을 현금화 했을 때 생기는 이득) 을 비교하는데, 이는 결국 비트코인을 채굴해서 사용할 목적보다는 비트코인을 채굴해서 현금화 해서 실물화폐 즉 돈을 벌려는 목적이 더 크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즉, 채굴을 통해서 비트코인을 모으려는 사람들의 대부분의 접근 태도는 보통 다음과 같다. "컴퓨터만 켜두면 비트코인이 생긴다는데, 나도 한번 해볼까? 그거 모아서 팔면 돈도 되니까 최소한 전기요금을 제하더라도 돈을 벌 수 있겠군" . 물론 채굴을 하는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고, 또 채굴을 한 비트코인을 현금화 한다는게 비트코인의 약점이 될 수 는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글들의 뉘앙스를 보면 알겠지만, 지금 전문적으로 채굴을 하는 사람들의 (비트코인의 가격이 오를때마다 기뻐하고, 변동성이 심한 비트코인 자체의 문제성은 외면하는)마인드는, 비트코인을 어서 캐서 돈(실물화폐)를 벌자 (더 나아가서는 채굴이 가능할 때 채굴해서 돈을 벌고 빠지자) 라는 것을 금방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는 좀 극단적인 일부의 태도일 수 있으나, 실제로 많은 커뮤니티에서 -특히 장터를 유심히 보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 즉 정리하자면, 소위 말하는 비트코인 얼리어뎁터들, 자칭 비트코인 옹호론자들 조차도 비트코인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게 목적이므로 계속해서 가치가 상승하기를 바라지, 비트코인 자체가 화폐를 대신할 어떤 장치로서 정착하기를 바라고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2번의 문제는 더욱 심하다. 여기서 법적인 안전장치라는 것에 대해서 좀더 명확히 해야할 필요가 있는데, 비트코인 자체의 어떤 안전성에 대해서 문제를 삼는 것이 아니다. 비트코인은 그 자체적으로 수학적인 화폐이고, 분산형(Net-distributional) 화폐이므로 비트코인 자체가 위조가되고 도난당하는 것에 대한 안전성은 매우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가 여기서 언급하고자 하는 안전성은 "통화"로서의 가치를 제도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통화로서 변환가능한 거래(즉 실물화폐로의 변환 - 거래소에서 돈주고 비트코인을 사고파는 거래)에서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는가이다. 


  일단 비트코인은 법정 통화가 아니다. 즉 거래시 지급수단으로서의 강제성이 없다. 즉 무제한법화인 가능한 원화와 다르게(물론 제한법화인 주화-동전은 별도로 치고) 비트코인을 수취인이 반드시 지급을 받을 의무가 없다. 

  즉, 어디어디가 비트코인 가맹점이라고 써두더라도, 정작 도착해서 거래를 하려고 할 때에 막상 가게 주인이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거부한다고해도 어쩔 수 없다. 좀 더 확장해보면, 내가 아무리 많은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다고 한들, 상품을 파는 쪽에서 비트코인을 화폐로서 받는 것을 거부한다면 이 비트코인은 무용지물이 되고 말겠지만, 이를 법적으로 구제할 수 가 없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불행히도 비트코인을 화폐로서 인정하지 않는다고 공표했다.


  물론, 세계 각국은 여전히 비트코인의 추세에 대해서 예의주시하고 있고, 세계 각국에서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하기도 하고, 인정하지 않기도 하는 듯 여러가지 추이에 따라 입장을 번복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세계국가의 반응은 미온적인 편이다. 즉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지켜보겠다는 건데, 어찌되었든 공식적으로 화폐로서의 지위를 거부당한 만큼, 비트코인을 이용한 거래의 범죄로부터 보호를 받기가 힘들다. 


  예를들어, 거래에서 사기를 당한 경우 현행법에 의한 범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구성요건, 위법성, 책임을 모두 조각하지 않아야한다. 그런데 보통 이 구성요건이 성립하기 위해서 필요한게 실질적인 손해인데, 비트코인이 실질적인 재물로 인정 될 수 있는 법적인 테두리가 갖추어지지 않은 셈이다. 물론 법의 판례에 따르면 유체물 이외에 무체물 역시 재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게 대세이기는 하지만 이게 비트코인에도 그대로 확대 범적용이 가능한지는 별개의 이야기이며, 또한 재물로 인정된다 손 치더라도 그 가치가 어떻게 인정되는 지, 과연 (익명성이 보장되는 비트코인의) 점유권 증명은 어떻게 해야하는 지에 대해서 역시 법적인 해석이 이견 여지가 충분하다. 

  

 즉, 아무리 비트코인 자체는 법적인 안전망없이도 안전하고 완벽한 화폐일지 몰라도, 그것이 비트코인을 이용한 거래역시 완벽하고 안전하다는 말은 될 수 없다. 게다가 사기, 절도, 기망행위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거래는 완벽히 신뢰할 수 있는 거래 당사자간에 의해서만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는 익명성과 보편성이라는 비트코인의 취지는 물론, 언제-어디서나-누구나와 사용할 수 있는 화폐로서의 가치와도 일치하지 못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앞의 두 문제가 모두 해결된다고 해도, 암호화화폐가 가지는 태생적인 문제중 하나인 고립된 비트코인의 문제와 여기로부터 야기될 디플레이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고립된 비트코인문제란 바로 조각나서 사라지는 고립된 화폐가 필연적으로 생기게 되고,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 화폐는 이를 회수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다소 말이 어려울 수 있으니, 쉬운 이해를 위해서 중앙은행에서 발부하는 실물화폐를 생각해보자. 중앙은행이 가지는 가장 큰 역활중 하나는 통화화폐의 가치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특히 이는 디플레이션보다 인플레이션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데, 이는 기축통화의 가치절감과 대외신인도를 동시에 하락시키기 때문이다(인플레이션 타겟팅). 따라서 통화량을 결정하는 중앙은행에서는 매년 적절한 양의 화폐만을 찍어내게 되는데 monetary policy framework 그럼 아예 화폐를 찍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막을 수 있지 않겠는가 라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화폐를 계속 찍지 않으면, 유통되는 화폐는 점점 줄어들게 되서 상대적으로 디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유는 다음과 같다. 모든 경제주체는 화폐를 모두 사용하지 않고 얼마간 저축을 해두게 되며, 또한 저축한 통화에 비례해서 유통통화가 줄게되고, 또 그 중 일부는 완전히 유실되거나, 손/망실되어 통화로서 가치를 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이런 손/비용만큼 추가 화폐를 찍어야하며, 추가 화폐를 찍음으로서 나타나는 시뇨리지 및 이익은 물가상승분으로 반영된다. 


  그런데 이 문제를 비트코인으로 가져와보면 문제가 더 심각하다. 일단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자유롭다. 전체적인 통화의 양이 미리 고시되어 있으며, 이 전체 유통되는 통화의 양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디플레이션으로부터의 보호는 되어있지 않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비트코인이 든 지갑의 비밀번호를 분실했다고 하자. 혹은 누군가가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다른사람에게 물려주지 못하고 교통사고를 당해서 죽어버렸다. 그렇다면 이 비트코인은 존재는 하지만 영원히 거래에 사용되지 못하고 시스템으로부터 고립된(Isolated) 비트코인이 된다. 즉 전체적으로 비트코인의 량은 변함이 없지만, 유통이 되는, 거래로 사용될 수 있는 비트코인은 이렇게 고립된 비트코인이 많아질수록 점차 줄어들게 된다. 또한 전체적인 총량이 정해져있는 비트코인인 만큼 상대적인 가치의 상승은 예견되어 있다. 즉, 사용하지 않고 묵혀둘수록 가치가 우상승하기를 기대되는 만큼 경제주체가 활발히 거래를 통해 사용하기 보다는 일단 사용하지 않고 보유하는(저축하는) 비트코인이 많게 될 것이고, 이는 다시 유통되는 비트코인의 양이 줄어듬을 의미한다. 어떤 통화량을 조절할 수 있는 객체가 없으므로 이는 어느 순간부터 빠르게 반복될 것이라 예견된다.





개인적인 결론

  비트코인의 약점을 계속 열거했기 때문에, 필자가 비트코인에 부정적인 사람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서두에 이미 적어두었듯이 본인은 2009년에 이미 비트코인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1대의 pc만으로 채굴해서 1BTC를 채굴할 정도로 이쪽분야에 관심이 있고, 호의적인 사람이다. 다만 비트코인이 이런 개인의 취미나 관심을 넘어 모두의 보편적인 화폐로 통용되기 위해서는 위에 열거한 문제점, 특히 어떤 가치의 안전성과 거래의 보편성을 모두 보장받아야 한다. 


  몇달사이에 수십달러씩 요동치는 물건은 결코 화폐가 아니라 (여윳)돈이 많은 사람들의 투기-(마치 주식과도 같은)의 목적이 될 뿐이며, 이런 비트코인의 투기화는 결코 비트코인의 보편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비트코인의 장점/특징은 이미 많은 매체를 통해서 일반인에게 잘 알려진 편이다. 심지어 컴퓨터나 인터넷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조차도 비트코인이 수학적으로 잘 계산되어서 안전하고 미래지향적인 화폐라는건 알고 있다. 


  그러나개인적으로 결론을 내렸을 때, 아직 비트코인 자체는 화폐로서 완벽하지만 화폐로서 쓰이기는 어려울 것 같으며 결국 특수한 목적, 예를들면 해외에 적은 수수료로 송금하고 싶거나 인터넷 결제를 카드 없이 하고 싶을 때, 공인인증서나 기타 개인정보를 원하는 거래매체를 (불편해서 또는 다른이유로) 사용하고 싶지 않을때 등을 위한 화폐의 보조적인 지위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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