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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일기쓰기

어이없는 <베스킨 라빈스 31>의 고객응대

by Thdnice 2012.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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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프티콘을 선물 받은 어머니

 

 얼마전 어머니께서 기프티콘을 아는 분으로부터 선물 받으셨다. 기프티콘은 커피나 아이스크림같은 체인점에서 교환 가능한 쿠폰이다. 이 쿠폰을 가지고 체인점에 가져가 쿠폰번호를 보여주면 그쪽에서 받은 쿠폰번호를 확인후 상품으로 교환해준다. 문자로 선물을 보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종종 요긴하게 사용된다. 보통 만원 내외의 작은 선물등을 친구나 지인에게 종종 보내고는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기프티콘을 받을 때, 지인께서 '베스킨 라빈스 31'의 버라이어티 팩을 선물로 주셨는데, 혹시 아이스크림이 싫으시면 이 가격에 해당하는 케익이나 빙수를 먹으면 된다고 하셨다고 하신데서 시작된다. 원래 상품이었던 <버라이어티 팩>은 작은 컵 아이스크림 6개를 세트로 판매하는 상품이다. 즉, 그냥 단순히 작은 컵 6개 라고 생각하면 된다.  (맨 아래 사진 참조)


  그리고 분명 기프티콘에도 다음과 같이 "사용금액 제외 추가 결제된 부분에 대하여 해피포인트 적립 가능합니다" 라고 적혀있어서, 마치 '다른 상품(ex 아이스크림 케익등)'으로 전환시 추가금액을 더 내면 되고 그만큼  적립이 가능하다고 해석이 가능하다.








그런데 매장에서 
  

 그런데 정작 토요일 어머니와 같이 매장에 찾아가 우리 둘이서 아이스크림 6개를 먹을 수 없으니, 차라리 빙수랑 아이스크림 1개로 (더 저렴한 가격대)로 바꿔서 먹을 수 없겠냐고 물어보았다. 직원이 3명이 있었는데, 주관적인 과장이나 느낌을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기술하기 위해서 당시 상황을 대충 다이얼로그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비슷한 내용이었다. 


 나 : 저기 기프티콘을 받았는데, 이게 버리어티 팩이거든요. 

여자직원1 : 네, 그런데요?

나 : 근데 이게 양이 많아서, 그냥 다른 걸로 바꿔서 먹으면 안될까요?

여자직원1 : 가격이 같으면 될꺼 같긴한데, 제가 잘 몰라서요 잠시만요..

(남자직원에게) 사정이 이러이러한데, 가능할까?

남자직원1 : 네, 가격이 같으니까 가능할꺼 같은데요.

여자직원1 : 그럼 해드릴께요

나 : 감사합니다.

여자직원2 : (안에있다가 갑자기 나타나서) 무슨일인데? 제가 계산해드릴께요, 뭐 드시겠어요?

나 : 아, 제가 버라이어티 팩 기프티콘을 받았는데, 그냥 낮은 가격의 다른 걸로 먹고 싶어서

여자직원2 : (말 중간에 끊으면서) 그렇게는 안돼요

어머니 : 근데 여기 다른분들이 된다고 하셨는데

여자직원2 : 아, 예네들이 일한지 얼마 안되서 잘 몰라서 그래요, 안돼요

어머니 : 선물 받을 때, 주신분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여자직원2 : 원래 안되는거고요, 고객센터에 전화해도 안된다고 할꺼에요

어머니 : 그런데 여기 문자에도..

여자직원2 : 그런건 고객센터에 물어보세요

나 : 아 그러면 그냥 버라이어티팩 주세요, 그래도 고객센터에 한번 물어는 볼게요

여자직원2 : 그러시던지요.


  분명히 말하지만 객관적인 입장을 고수하기 위해서 그 상황을 다이얼로그로 적었고, 실제로 그 자리에 있던 내가 느꼈던 기분은 훨씬 더러웠다. 마치 나 자신이 안되는 것을 해달라고 억지로 때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내가 구걸하다가 거절당한것과 같은 기분을 느꼈다. 난 분명히 내 생각에는 이러이러한 이유로 이 제안이 가능한것처럼 느껴져서 물어본 말이었는데...


  선물을 받을 때 듣기에는 그렇게 먹는것도 가능하다고 들었고, 문자에도 그런것 같은 내용이 명시되어있으며, 다른 사람도 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물어봤을 뿐인데 돌아오는 대답은 '원래 안되는거니 불만있으면 고객센터에 따지시던지' ... 헐..


  주말이라서 고객센터가 문을 닫았고, 확인은 불가했으나, 기분은 이미 최악인 상태.. 서비스 응대가 저렇다니 진짜 아이스크림을 면전에 집어던지고 싶었다. 물론 <베스킨 라빈스 31>의 정책상 기프티콘 자체가 받은 상품과 1:1 교환이므로 선물 받은 상품을 그대로 전달해주는 정책을 가지고 있을 수 도 있다. 그러나 위에도 말했듯 버라이어티팩이라는 것 자체가 그냥 아이스크림 6개를 퍼주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즉 같은 가격의 다른 아이스크림을 먹어도 내가 그 가게에 손해를 끼친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게다가 정책이 그러할 지라도 그정도는 직원의 선에서 융통적으로 충분히 허용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아무튼 그래서 동생이랑 둘이서 버라이어티 팩 6개 쳐먹었다.. 진짜 세상에서 먹은 아이스크림중에 젤 맛없고 더러운 기분이었다. 아래는 인증샷


 


서비스업을 입장에서

  분명 내가 안되는 일을 요구하는 상황일 수 도 있고, 또 내가 모르는 어떤 정책때문에 그런것을 허용해주는 것이 엄격하게 금지되고 있는 상황일 수 도 있다. 그러나 제대로된 교육을 받은 직원이라면 안된다고 하기에 앞서서, 이러이러한 방침이 있어서 허용을 하지 않고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라는 공손한 대답을 했을 것이고, 또 그랬다면 보통은  "그냥 아 그런가보네, 2개는 먹고 4개는 싸가지고 집에가서 먹지.. "라고 반응 했을 것이다. 또 내가 "선물 받을 때에 이렇게 대체상품으로 먹는게 가능하다고 들었다"라고 했을때에도, "원래 안돼요" 따위의 대답이 아니라 무언가 착오가 있었나 봅니다. 한번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등의 말만 들었어도 이렇게 기분이 나빠지진 않았을 것이다.




  서비스업을 하는 입장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다. <만족한 한명의 손님은 10명의 다른 사람에게 그 가게 칭찬을 하지만, 불만족한 한 명의 손님은 100명의 다른 사람에게 그 그게 흉을 본다>는 말이다. 내가 무리한 요구를 했던, 아니면 타당한 요구를 했던지를 떠나서, 아이스크림 카페라는 이름을 걸고 마케팅을 하고 있는 <베스킨 라빈스 31>에서 난 기분을 완전히 잡쳤다. 그깟 단돈 만원도 안되는 돈 때문에, 나의 주말은 내내 엉망진창이었다.  진심으로 다짐한다, 이제 내가 <베스킨 라빈스 31>을 가는 일 따위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난 그 불만족한 한 명의 손님이 기꺼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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