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거지만 세월이 지나가면서 사물은 변한다. 잉크도 그러하다. 특히 습도에 노출되거나, 강한 햇볕에 노출되면 더욱더 빠르게 색이 변하게 되는데, 특히 염료 잉크, 즉 물에 녹여서 사용하는 전통적인 수성잉크들은 이게 더 심하다. 그래서 만년필로 작성한 오래된 공책을 보면, 색이 바랗거나, 혹은 아예 희미할정도로 글씨가 날라가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문서보존용 잉크(안료 잉크)가 사용되기도 하는데, 보통 산화철 성분(Iron-Gall)을 나노단위로 곱게 갈아서 같이 넣는다. 그러나 이런 몰식자 방식의 잉크 그 자체로는 색이 제대로 발현되지 않기 때문에 (안료와 염료를 혼합해서)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 청색의 염료를 보조로 넣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문서보존용 잉크는 일반적으로 "블루블랙"의 색을 띄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일종의 역사 때문에, "블루블랙 잉크" 라고 함은 단순히 진한 청색의 잉크를 의미하는게 아니라, 내수성과 내광성이 뛰어나서 오랫동안 지워지거나 변질되지 않는 잉크라는 뜻으로 사용되었고, 그래서 과거 워드프로세서같은 기계가 보급되기 전의 공문서들은 블루블랙 잉크로 작성하는게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몰식자계잉크는 당연히 수성염료계잉크에 비해서 산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점도또한 높아서 쉽게 만년필을 부식시키고, 잉크의 통로라고 할 수 있는 피드를 막는 부작용이 있다. 따라서 세척도 자주 해주어야 하고 보다 세심한 관리를 해줘야 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색깔만 "블루블랙"인 염료계 잉크도 많이 등장하고 있으며, 몰식자철(Iron-Gall)이 포함된 잉크의 경우 따로 "보존용" 이라던가 "Iron-Gall", "Permanent", "Pigment" 등의 문구를 따로 적어서 표시하고 있다.
예를들어 몽블랑의 블루블랙의 경우 정식 명칭은 "몽블랑 미드나잇 블루"인데 2013년 까지는 블루블랙이 문서보존용으로 몰식자철을 함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4년에 다시 리비젼이 되면서, 색은 그대로 블루블랙이지만 염료계잉크로 바뀌었고, 대신 문서보존용으로 Permanent 잉크가 따로 나오게 되었다.
아래의 이미지를 보면 신형잉크 (위 : 모델 109204 )의 경우 별다른 주의 문구가 없지만, 아래의 구형 잉크의 경우 (아래 : 모델 105194)의 경우 "영구 서류용" (Permanent for documents) 이라고 적혀있다.
또한 한국에서는 문서는 검정색으로 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지만, 법원 법률정보 시스템을 조회해보면 한국에서 공문서의 작성은 "청색" 또는 "흑색"으로 작성하도록 되어있다. 즉 문서 전체를 푸른색으로 작성해도 아무문제가 없다! 게다가 서명의 경우에는 오히려 위/변조를 막기 위해서 푸른색 잉크로 서명하는게 권장되고있다. 특히 외교문서나 원본만이 법적효력을 가지는 경우 (예를들어 비자등에 관련된 경우) 반드시 기관장의 서명을 푸른색으로 할 것이 권장된다. (I-20, DS-2019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