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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부하기

사진 잘 찍는 방법 - 3. 조리개 이용하기

by Thdnice 2012.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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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개와 노출의 관계
 
  많은 경우 카메라를 빛의 예술이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사진은 "눈에 보이는 것"을 찍는게 아니라 "렌즈에 들어오는 빛을 찍는다" 라고 한다. 처음에는 굉장히 의아하게 들릴 수 있는 표현인데, 쉽게 생각하기 위하여 어두운 실내에서 사진을 찍는경우를 생각해보자. 처음에 카메라를 사게되어서 기쁜마음에 사진을 막 찍고 다닐때 보통 실내에서 사진을 찍고 생각보다 어둡게 나왔다고 의아해 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분명 (눈으로) 보기에는 그렇게 어둡지 않은데, (카메라로) 찍고보니 결과물은 어두칙칙하고 흔들리고..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리의 눈은 갑자기 방의 불을 꺼서 어지간히 어두워져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암적응을 하고 대략적인 사물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 카메라를 어두운데 오래두면 카메라가 암적응을 해서 어두운데서도 사진을 잘 찍을 수 있게 될까?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암적응을 하는 것은 결국 눈의 동공이 커져서 받아들이는 빛의 양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메라는 자동으로 이런 기능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동공을 커지게 만드는 효과를 주어야 하는데, 이게 조리개를 개방하는 것이다.

  조리개는 보통 숫자로 그 개방 정도를 나타내는데, 보통 렌즈마다 최대 개방값과 최소 개방값이 정해져있다. 이를 f/1.8, f/2.4, f/16이런식으로 포현하며 최대 개방하였을때 렌즈가 받아들이는 빛의 양이 눈과 같다면 렌즈의 밝기는 1:1이라는 뜻에서 F:1.0 이라고 한다.  이 값을 1/2로 줄이는 정도의 조리개값이 f/2.0이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렌즈의 최대 밝기는 1.2 ~ 2.8 정도 되는데, 이는 조리개를 최대한 열었을때 눈에 비해 약 1.2배 어두움 ~ 2.8배 어두움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따라서 조리개가 많이 열려있으면 받아들이는 빛의 양이 많아지므로, 상대적으로 셔터속도가 빨라도 충분히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반면 조리개가 많이 조여져 있으면 받아들이는 빛의 양이 적어지므로 셔터속도를 좀더 확보해야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따라서 빛의 양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내에서는(실내도 충분히 밝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태양 vs 형광등이라고 생각해보면, 실내는 주간의 야외촬영에 비해 턱없이 광량이 부족하다. 일례로 핸드폰액정이 실내에서는 밝게 보이지만, 실외로 가져나가면 햇빛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는다.) 조리개를 열어야 충분한 셔터스피드가 확보되고 흔들리지 않는 사진을 찍을 확률이 증가하는 것이다.



조리개와 심도의 관계

  그러나 조리개가 노출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일반적으로 노출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조리개보다는 셔터스피드를 조정하는 편이 많다.  조리개를 열고 닫는 가장 큰 이유는 카메라의 심도를 조정하기 위해서이다. 심도란 사진을 촬열할때 초점이 맞는 거리의 범위를 뜻한다. 예를들어 촛점을 10m에 있는 "곰돌이 푸"에 맞추었을때, 11m에 위치해있는 "강대일"까지 초점이 맞으면 심도가 깊다 라고 표현하고, 반면에 10m에 있는 곰돌이는 초점이 맞았지만 11m에 있는 대일이는 초점이 맞지 않아 흐려지면 심도가 얕다고 표현한다.

  심도는 일반적으로 조리개가 개방되면 심도가 얕아지고, 조리개가 조여지면 심도가 깊어진다. 심도는 사진을 찍을 때, 자신이 그때 그때 결정해야하는 값이므로, 얕은게 좋고, 깊은게 좋다는 황금룰은 없다. 다만 풍경과 같이 가까운 전경은 물론이고, 후경의 디테일까지 모두 사진에 담고 싶으면 조리개를 최대한 조여서 심도가 깊은 사진을 만드는 것이 좋다. 반면 주제가 있는 사진의 경우 초점이 선명한 부분과 흐릿한 부분의 대비를 극대화 시켜서 주제와 배경을 분리시키는게 좋다.

  아래의 예를 들어보자, 아래 2개의 사진은 같은 렌즈로 같은 날 찍은 사진이다
 (2008년 물리학과 봄MT)
첫번째 사진은 조리개값이 1/8 로 주피사체 "곰돌이푸" 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리고 비교적 앞, 뒤의 진달래에 모두 초점이 맞아 선명하게 나오는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아래의 사진은 조리개 값이 1.8로 최대한 개방에서 1칸 조인단계로 주 피사체인 곰돌이 푸를 제외한 거의 모든 배경이 초점에서 벗어나 피사체와 배경이 분리됨을 보일 수 있다. 일부러 이렇게 배경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찍는 기법을 아웃포커싱 기법이라고 한다.






조리개에 대한 설명을 마치며

  보통 처음 사진을 배울때에는 아웃포커싱이 가장 효과가 극적이라서 조리개를 최대개방하고 많이 찍게 된다. 그러나 소위 말하는 칼핀 렌즈-카메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동 초점기능에 (Auto Focus : AF) 오류가 있기 때문에, 아무리 피사체에 초점을 맞춘다고 해도 종종 초점이 어긋나는 경우가 있으므로 왠만해서는 조리개 최대개방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보통 최대개방에서 1칸~2칸정도 조이는 정도가 최소한의 심도를 보장하면서 아웃포커싱도 적절히 나타나는 정도이다.

  그리고 가끔은 빛이 너무 쨍해서, 아무리 셔터스피드를 빠르게 잡아도 조리개를 조이지 않으면 안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도 있는데, 이런경우에는 카메라 후드를 사용하거나, 편광필터등을 사용하면 많이 해결되게 된다. 필터의 사용은 차후에 설명할 것이므로 여기서는 생략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조리개와 셔터속도를 모두 수동으로 조정하여 사진을 찍는 것은 너무나 비효율적인 일이다. 그래서 보통은 측광을 자동으로 하고(카메라마다 여러가지 측광모드가 존재한다) 본인이 조리개를 정해주면 셔터스피드를 자동으로 계산해주거나 (조리개 우선모드 :  AV) 본인이 셔터스피드를 정해주면 조리개값을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셔터스피드 우선모드 : TV) 모드가 존재한다. 보통 자기가 편한 것을 쓰면 되지만 일반적으로는 AV모드가 더 사용하기 편하고 더 대중적이다.

  DSLR이 보급되면서 버튼만 누르면 되는 똑딱이 카메라와 차별을 두기위해 일부러 어려운  M(메뉴얼모드)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있는 기능을 왜 일부러 안쓰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AV나 TV 모드에서도 대부분의 경우 충분히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 간혹 측광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노출보정을 통해서 메뉴얼 모드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결과를 똑같이 얻을 수 있다. 나의 경우도 처음 카메라 입문을 AE-1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AV/TV모드같은게 전혀 없었고, 그나마 측광장치도 형편없어 측광기를 따로 가지고 다니면서 측광표를 보고 계산해서 사진을 찍었지만, 지금과 같이 카메라가 좋아졌는데, 이 좋은 기능을 쓰지 않고 고집을 부리다 좋은 사진을 찍을 타이밍을 놓치는 것은 그저 아집이라고 밖에 생각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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